1주일 전 제주도에 가서 읽을 요량으로 제목만 보고 공항에서 샀던 책. (나중에 예스24에서 보니 베스트셀러 목록에 있더라..) 하지만 제주도에선 그릿을 읽느라 전혀 읽어보지 못했다 ㅠㅠ. 그릿을 다 읽고나서 바로 연속으로 읽은 책이다. 책 제목은 굉장히 당돌하다. 요즘 같이 신경 쓸 일이 많은 세상에서 신경 끄기의 기술이라니. 특히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여기저기 신경쓰는 나에게는 굉장히 도전적인 책 제목이다.
나는 책을 읽을 때 책 표지에 있는 간략한 설명이나 추천사를 다 읽고 책 날개에 적혀있는 저자의 약력이랑 이런 저런 글들을 다 읽고 시작한다. 대략적인 책의 정보를 얻을 수 있으니까. 이 책에도 책 날개에 적혀있는 글을 읽었다. 책의 내용은 모든 신경을 끊는게 아닌 중요한 것만 신경쓰기 위해서 필요없는 것을 신경 끄기 위해 가져야 할 마음가짐을 설명해주는 내용인 듯 싶다.
책의 저자는 책의 첫 부분에서 삶을 잘 살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신경 쓰는 것이 아니라 더 적게 신경써야 한다고 말한다. 이 말인 즉 코 앞에 중요한 일에만 신경쓰고 그 외 중요하지 않은 것들은 그냥 내버려두라는 얘기다. 사실 말이 쉽지. 어떻게 올 곧게 자기가 신경쓸 것만 쓸 수 있을까? 물론 저자도 이런 게 어려울 것이라고 한다. 자기 또한 그랬으니까. 일단은 알았다고 마음속으로 말하고 다음 내용으로 넘어갔다.
책을 계속 읽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릿>에서도 겹치는 내용이 많았던 것 같다. 예를 들어 <그릿>의 '우리는 모차르트가 되기 위해서 피아노를 연습하는게 아니고 마이클 조던이 되기 위해서 농구를 하는게 아니다.' 라는 투의 내용이 이 책에서는 '모두가 위대한 사람이 될 수 있다. 는 헛소리' 라고 하는 내용이 비슷했다. 실패를 두려워 하지말라는 것, 어떻게를 생각하는 것 보단 일단 무언가를 하라는 것 등이 겹쳤다. 두 책의 내용이 연달아 이런 식이니 나는 <그릿>을 읽으며 생각했던 내 자신이 더 생각이 나 더 이상 바뀌지 않으면 더 성장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작가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 중에 책임감이 있다. 바로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은 모두 자기의 책임이라는 것. 이 부분은 '나도 그렇지' 하고 동의했지만 내가 생각하던 책임과는 조금 달랐다. 환경적인 요인, 다른 사람이 만들어 낸 결과로 인한 상황도 결국은 내 책임을 지는 것이라는거다. 예를 들어 소중한 사람이 죽었다고 생각해보면 그 이후에 나는 황폐한 삶을 살 것이다. 근데 내가 황폐해지는 것도 결국 내 책임이라는 것이다. 누군가 소중한 사람이 죽었을 때 내 자신이 황폐해 질 건지 아니면 견디고 자기 자신의 삶을 계속 힘낼 건지는 결국 자기가 선택한다는 것이다. 물론 슬픔을 왜곡하거나 폄하하려는 것이 아니라 정말 그 다음 상황에서 나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말하는 것이다. 좀 덜 비극적인 일로 생각해보면 만약 대입에서 떨어졌다면? 힘들어 하며 방황하는 것도 내 선택이고 견뎌내고 버티고 다음 시험을 준비하는 것 역시 자신의 선택이다. 선택에는 책임이 따른다. 이런 선택은 다 내가 한 것이니 내가 책임을 져야한다. 듣고 보니 그렇다. 내가 제일 존경하는 교수님이 나에게 해준 말도 이와 비슷한 맥락의 말을 해주셨었다. '좋은 선택이나 나쁜 선택은 없다. 지금의 선택을 좋은 선택으로 만들고 나쁜 선택으로 만드는 것은 전적으로 너한테 달려있다.' 라고 하셨다. 지금까지의 나는 잘 못하는 일이 있으면 항상 이 핑계 저 핑계대기 일쑤였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결국 다 내가 선택했던것이다. 내가 지금 얼마나 패배자적인 생각을 많이 했었는지 또 깨닫게 됐다.
이 책은 전반적으로 이런식의 내용을 얘기한다. 작가 자신만의 말투로. 그래서 그런지 작가와 대화를 하고 있는 느낌이 들어서 재밌게 읽혔다. 예시들도 어디서 들은 것보다도 자신이 직접 겪은 얘기들이 많다. 오히려 자신의 얘기를 말해주니 더 집중할 수 있었다. <그릿>을 읽은 뒤에 읽었는데 결과적으로 비슷한 내용들이 많아서 좀 더 탄력을 받고 변할 수 있지 않을까 괜스레 기대가 된다.
이 책의 내용과는 관련이 없지만 요즘 독서를 하면서 자기 반성을 많이 하게 되고 내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이런 경험은 그전까지는 전혀 경험해본 적이 없었기에 내겐 너무 특별한 경험들이다. 잘못된 일들을 반성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기고 좀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고민하는 시간들이 늘었다. 군대에서 얻은 유일한 이득은 독서에 흥미를 붙이고 실천하는 일이다. 그리고 이 취미는 평생 내게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의 나를 기대하게 하므로 최고의 취미 생활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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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삶이란 본래 문제의 연속이야." 판다가 술을 홀짝이고 작은 분홍 우산을 매만지며 덧붙였다.
"한 문제를 해결하면 곧 다른 문제가 잇따르지. 문제없는 삶을 꿈꾸지 마. 그런 건 없어. 그 대신 좋은 문제로 가득한 삶을 꿈꾸도록 해."
그 말과 함께 잔을 내려놓은 뒤, 그는 솜브레로를 고쳐 쓰고 석양을 향해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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