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서평

21. 레벌루션 No.3

꾸준한 블로거 2018. 3. 14. 01:25

    어느샌가부터 내 책장에 꽂혀있는 책이었다. 그냥 자연스럽게 있는 책이려니 하고 눈길조차 주지 않았었는데... 소설이 마땅한게 없어서 무심결에 읽게 된 책이다. 읽기 전에 어떤 책인가 싶어 검색 먼저 해봤는데 작가분이 재일교포셨다. 괜히 관심이 더 가는 부분이었는데 소설 캐릭터 중에도 재일교포 출신의 순신이 나온다. 책을 읽기 전에 검색해서 알아본 적은 처음이었는데 작가 이력으로도 책이 매력적일 수 있다는 걸 느끼니 신기했다.


    책의 내용은 공부를 잘 못하는 학생들이 지역 명문 여고의 축제에 잠입하기 위해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내용이다. 그냥 보면 애들 장난이나 아니면 일본 유명 만화인 크로우즈나 GTO같은 내용을 연상케 했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의 분위기는 어두울 줄 알았던 내 예상과는 반대였다. 고등학들이 한 번쯤은 생각해볼법 한 여고 침략 계획들을 세우고 모임을 가지는 모습들이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게 했다. 

    책의 절반까지의 주된 내용은 앞서 말했듯 지역 명문 여고인 세이와 여자 고등학교의 축제에 잠입하여 번호를 따고 커플이 되는 것이 목적이다. 이 사건의 발단은 유전자를 맹신하는 생물 선생님인 닥터 모로로부터 시작된다. 꼴통 학교에 다니는 애들이 유전자의 힘을 믿을 수 있는 것은 공부 잘하는 여학생과 결혼하여 아이를 낳아야 한다고 했다. 이 가르침에 눈을 뜬 48명의 학생이 세이와 여자 고등학교를 쳐들어 갈 생각을 한다. 하지만 세이와 여고는 이미 주변 학교에서도 또 변태들이 목표로 하는 학교였으므로 티켓을 가지고 있는 사람만이 등교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더 좀비스'라고 불리우는 이 학생들은 지지 않고 머리를 맞대고 계획을 수립하고 수행한다. 2년동안 큰 수확이 없었고 또 고3이 된 지금 이 기회가 마지막이기에 확실한 방법을 찾으려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만들었다.

    소설의 내용은 재미가 있어서 멈출 수 없었다. 그렇다고 소설의 내용이 고등학생들의 괴짜같은 여고 잠입작전만 이야기하는 건 아닌 것 같다. 내가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작가가 재일교포라서 그런지 재일교포 캐릭터인 박순신이 체육선생이게 차별받는 느낌을 들었고 최고가 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말이나 어려운 책들을 읽고 차별에 대항하기 위해서 자신의 몸을 단련하는게 왠지 모르게 안쓰러웠다. 재일교포가 받는 차별을 알지는 못하지만 같은 한국인으로써 연민이 느껴졌다. 또 공부만 강조하는 학업 분위기 속에서 각각 자신들의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고 있는 학생들. 그리고 그에 저항하고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학생들을 보며 내가 받았던 한국의 교육현실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작가는 학업을 강조하는 사회 환경을 강조하고 고등학생들은 그 시스템 안에서 얼마나 힘든 생활을 하고 있으며 자존감이 낮아지는지에 대한 비판도 느껴졌다. 단순히 괴짜 고등학생들의 엉뚱한 일이 아니라 그 속에 사회를 비판하는 글들이 잘 녹아들어 있는 것 같다.


    이 책은 나온 지 엄청 오래된 책이다. 그 시대의 환경과 지금의 환경이 같을 수는 없지만 완전히 다를 것 같지도 않다. 이런 억압적인 환경에서도 일본이든 한국이든 학생들은 각자 자기의 꿈을 꾸고 열심히 살아간다. 비록 나도 주변의 억압 속에 취업 준비를 하고 있지만 이 책을 보면서 또 한 번 꿈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었다. 전혀 읽어 볼 생각도 안나게 했던 책이 다시 내 마음에 열정의 불을 지펴줘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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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아주 강한 소울을 갖고 있다. 우리 맘이 그랬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강한 소울을 얻는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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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벌루션 No.3
국내도서
저자 : 가네시로 가즈키(Kaneshiro Kazuki) / 김난주역
출판 : 북폴리오 2006.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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