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서평

16. 언제 들어도 좋은 말

꾸준한 블로거 2018. 2. 25. 16:41

    개인적으로 <보통의 존재>를 너무 좋게 읽었던 터라 이석원 작가님의 기본적으로 기대를 하게 된다. 이 책은 내가 <보통의 존재>를 읽었다고 하니 친구가 적극 추천해서 보게 된 책이다. 이미 책의 제목은 알고 있었고 읽어보겠다고 마음은 먹었지만 이 책을 구매하기까지 꽤나 걸렸다. 핑계지만 그 동안 바쁘기도 했고 정신도 없었다. 또 독서 열정이 줄어든 것도 한 몫 했다. 그러던 중 독서의 흥미를 다시 돋궈보자 해서 고른 책이 이 책이었다. 앞서 말했듯이 이석원 작가님의 이 전 책을 좋게 읽기도 했고 어려운 책보다는 산문집이 독서에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내 직감은 적중했고 이는 앉은 자리에서 3시간만에 다 읽었다. 거의 스마트폰 중독자인 나는 핸드폰을 한 번도 들여다 보지 않고 시간 가는지도 모르고 빠져들었다. 이 책에 빠져든 느낌을 공유하기 위해 오랜만에 블로그에 포스팅도 한다.


    이 책의 저자인 이석원 작가님의 이야기는 다른 산문집보다 읽기가 더 쉽다고 느껴진다. 정말 평범한 우리네 이야기들을 덤덤하게 풀어가는 게 매력이다. 확 와 닿지는 않지만 나의 지친 마음을 서서히 그리고 인위적이지 않게 위로해준다. 정말 끔찍하게 복잡한 이 세상을 무덤덤히 바라보는 작가님의 시선이 너무 좋다. 또 앞에서 자신이 했던 말과 뒤에선 행동할 땐 결국 모순되게 행동하는 모습도 우리네 모습과 매칭이 되어 나에게 돌아온다. 누구나 이성적으로 생각하지만 실제 자신이 그 상황을 맞닥드리면 결국 내 마음가는대로 행동하는 모습들이 나를 대변하는것만 같아 감정이입이 된다. 책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맞아 그렇지! 근데 내가 그 상황이 됐을 때 정말 저렇게 이성적이고 냉철하게 할 수 있을까?' 하고 있다가도 결국 작가님도 자신이 말한 것의 반대로 행동하는 걸 말하면 결국 이런 책을 쓰는 사람 우리가 우러러 보는 '음악하는 사람들도 똑같은 사람이구나' 하고 느껴지는게 신기하기도 하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연애(?)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 사람... 나랑 너무 비슷한 사람이다. 머릿속으론 '내가 왜?', '난 내 삶이 중요해! 너가 나에게 맞춰줬으면 좋겠어!' 하면서 결국 상대방에게 끌려다니니... 물론 이런 생각들은 결국 나를 방어하기 위한 나의 이기심에 나오는 말들이지만 지켜지는 것 하나 없다. 이석원 작가님은 이 산문집에서 이와 같은 자신의 경험을 말한다. 이러니 내가 안 빠져들 수 있겠나? 원래 사람은 자기랑 비슷한 사람이면 공감하게 되고 더 챙겨보게 되지 않나? 정말 작가님과 한 번 만나서 이런 경험을 말로써 공감하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언니네 이발관의 노래를 많이 듣지도 않고 이 작가님의 인터뷰나 이런 걸 본 적이 하나도 없지만 말투 그리고 더 나아가 괜히 사소한 행동들도 다 상상이 된다. 산문집인만큼 연애 얘기 뿐만 아니라 소소한 인생 얘기도 나오는데 현재 내 상황은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그리고 어떤 일에 정말 재미를 느끼는지 모를 시기에 이 책을 읽은 건 행운이었다. 이 책에서 작가님은 자기가 즐겁다고 느끼며 시작했던 작업들이 일이 되니 결국 또 흥미를 잃고 아무것도 못하는 자신을 그렸다. 정말 재밌는 일이란 무엇일지 그런 일이 있을지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는 게 보였다. 그런 결과로 이 전에 말했던 연애의 결과가 나왔다. 일의 도피로 일의 활력을 얻기 위해서. 정말 솔직히 말하면 좋은 상황이 아니다. 결국 자신이 일을 하는 게 자신이 재밌어서가 아니라 누군가에게 잘보이기 위해서 하는 일로 변해버렸으니... 나 역시 그런 일이 심했다. 고3/ 재수 시절에는 그 당시 애인에게 잘보이기 위해 부끄럽지 않기 위해 죽기살기로 공부를 했고 대학교 와서 변함없었다. 솔로가 되고 나서 이런 일들에 대해 고민하고 내가 정말 재밌어 하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하게 된 과정, 지금까지도 그 고민을 하고 있던 나에게 작가님도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게 신기하면서 고마웠다. 나만 이렇게 못난게 아니란게 알았으니까. 그리고 작가님은 다시 활력을 찾아서 일을 시작했고 나도 지금 천천히 내가 하고 싶은 일에 깊게 생각하며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까. 만약 내가 못난 상태로 공감만 했다면 이 책은 나에게 독이었겠지만 그에 대한 해결책 또한 제시해주고 내가 지금 잘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으므로 결국 나에겐 힘이 됐다. 이 책을 다 읽은 후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더 집중하게 된 것 같아 작가님에게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


    이 책은 위에서 봤듯이 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 책이다. <보통의 존재>를 읽을 당시에도 많은 힐링을 받았는데 이번 책에서도 나는 정말 과한 위로를 받았다. 앞으로 있어서 내 일에 대해서, 삶에, 연애의, 독서의 흥미에 관해서 말이다. 다시 나는 발전할 수 있는 동력을 얻었다. 만약 자신이 사회에 치이고 위로를 받고 싶으면 이 책이 작은 위로라도 해줄 것이다. 그 이상의 것을 받는 것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다시 내가 지쳤을 때 다시 손이 갈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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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뭘 더 바래요?

당신은 왜 늘 상황에 뛰어들지를 못하는 거죠?


갈 때까지 가보세요. 지금 이 순간에 몸을 던져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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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들어도 좋은 말 (스페셜 에디션)
국내도서
저자 : 이석원
출판 : (주)그책 2017.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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