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생각없이 중고 서적에 갔다가 <카네기 인간관계론>, <절대 고독> 과 같이 산 책. 알랭 드 보통이란 이름은 많이 들었지만 한 번 도 이 작가분이 쓴 책을 읽어 본 적이 없었기에 구매하게 됐던 책이었다. 주변에서 많이 추천해주는 작가이기도 해서 이번 기회에 한 번 도전해보자 했던 것 같다.
책 제목을 보고 그냥 내용을 슥 훑었을 때는 소설이 아니라 철학책을 잘못 산건가 싶었다. 책 구성이 문단마다 번호로 적혀있어서 사랑하는 법에 대한 방법론을 가르쳐주는 줄 알았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고 파리에서 런던으로 오는 비행기 안에서 서로에게 천 눈에 반 한 커플의 연애의 시작과 끝에 대한 그리고 새로운 사랑이 찾아오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사실 소설의 내용 즉 두 사람의 연애에 관한 내용은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정도로 흔하디 흔한 연애의 한 과정이다. 그 과정들 안에서 알랭 드 보통은 연애를 하는 인간의 성질 그리고 사랑에 고통받고 행복한 나날들이 실제로는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서 깊게 생각하게 만든다. 가령 연애를 하기 전에는 상대방을 엄청나게 갈망했으나 그 사람이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알자 '그 사람은 왜 보잘 것 없는 나를 사랑하지?' 라는 질문과 함께 그 사람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는 인간의 본능이라든지(모두가 그런 건 아니겠지만) 행복한 것을 불안해 하는 사람의 성질을 잘 말해준다. 믿기 힘든 사실로 인해 헤어짐을 겪는 주인공 커플의 헤어짐의 비극이나 헤어짐의 과정, 이별의 아픔이 점점 무뎌져가는 시간, 다시 사랑하지 않겠다는 다짐이 결국 또 다른 사람을 보고 천 눈에 반해버리면서 사랑이 아이러니 하다는 것의 깨달음으로 끝이난다.
사랑에 관해서 정말 잘 정리한 책이고 사랑을 해본 적이 있는 사람들이라면(짝사랑이어도) 누구나 공감하고 곰곰이 생각해보면 내가 왜 그랬는지 몰랐던 일들을 약간은 알겠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정말 누구나 다 읽어봐도 좋은 책인 것 같다. 사랑이라는 건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거니까
" 내가 너를 사랑하는 것은 너의 재치나 재능이나 아름다움 때문이 아니라, 아무런 조건 없이 네가 너이기 때문이다. 내가 너를 사랑하는 것은 너의 눈 색깔이나 다리의 길이나 수표책의 두께 때문이 아니라 네 영혼의 깊은 곳의 너 자신 때문이다."
-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 국내도서
- 저자 : 알랭 드 보통(Alain de Botton) / 정영목역
- 출판 : 청미래 2007.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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